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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후기

앤드루 도이그의 '죽음의 역사' 독서 후기

죽음의 역사: 죽음은 어떻게 우리의 세상을 변화시켰는가?

저자 : 앤드루 도이그

죽음과 관련된 내용은 어느 시대와 상관없이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진다.

인간이 어떻게 죽는가?

늙어서 죽는 자연사 물리적인 위협에 따른 타살. 동물들에 의해 죽거나 사람, 자동차, 전쟁 칼, 총 등등..
그리고 병에 걸려 죽는 것, 암이나 여러 질환 , 그리고 전염병 등등 구체적으로 따지면 셀 수 없이 많다.

그중 인류에 있어서 역사에 기록될 만한 커다란 사건들에 대하여 꽤 흥미롭게 그 사실들을 보여준다.

사망자의 통계를 조사하면서 생명보험의 시초가 되었다는 것과 인간의 기대수명에 대해 알게 되고 대략적인 도시의 인구를 추정할 수 있게 되었다는 내용 등 실제 데이터를 근거로 몰랐던 사실들을 알려준다.

 


그리고 인류에게 죽음의 공포를 가장 크게 보여줬던 전염병에 대한 이야기는 꽤 흥미롭다.

익숙한 이름인 페스트(흑사병)는 그냥 쥐가 옮겼던 전염병이라는 정도만 알고 있었으나 이 전염병이 얼마나 오랜 기간동안 엄청난 치사율로 인류를 괴롭혔는지, 그리고 현대에 이르러서도 전염병에 대한 완벽한 백신이 없다는 게 정말 무섭다.

실제로 인류가 유일하게 박멸했다고 할 수 있는 질병 천연두. 의학 기술이 얼마나 발전하고 있는데 이렇게 전염병을 박멸하기가 힘들다니 이 부분을 읽고 나서 가장 최근에 발생한 코로나19에 대한 생각이 새롭게 바뀌었다.
코로나19는 내가 죽을 때까지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고

티푸스, 그리고 장티푸스와 같은 전염병 덕분에(?) 옷을 왜 청결하게 입어야 하는지, 하수도가 왜 중요한지를 배웠고 콜레라에서 깨끗한 물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만든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이렇게 인류를 엄청나게 죽였던 전염병들은 덕분에 현대에 이르러서 사람들이 위생에 신경 쓰게 되고 잘 씻고 깨끗하게 생활할 수 있게 만들어진 게 아닐까?

만약 더러운 옷을 입어도, 더러운 물을 먹고도 탈이 안 났다면 지금 와서 청결해야 할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에 그냥 더럽게 살려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근데 어쩌면 그게 더 좋은 걸까?? 슈퍼 면역력의 인류라는 뜻일테니..?)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만드는 이유 중엔 이상한 걸 먹어서 죽게 되는 이유도 있지만 반대로 아무것도 안 먹어서, 아니 못 먹어서 죽게 만드는 '기근'이 있다. 중국에 1959~1961년 대기근으로 인해 수천만 명이나 사망했을 것이라는 부분을 보면 아무리 전염병 치료 백신을 만들어봤자 다 쓸모없다 싶은 기분이 든다. 구조적인 정책적인 부분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괴혈병이 어떤 질병인지도 잘 몰랐으나 적어도 여기서 배우게 된 사실은 비타민의 중요성이다. 인간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만 있다면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비타민C가 부족하면 괴혈병이나 각종 질병에 취약해질 수 있다. 과일을 잘 챙겨 먹자

비만, 헌팅턴 무도병 등 여러 유전병, 알츠하이머, 다운증후군 그리고 그 이름의 유래 그리고 나쁜 행동에 대한 이야기로 살인, 자살, 알코올, 중독, 담배, 자동차 사고에서 이런 것들이 얼마나 나에게 위협이 되는지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든다.

여기 알코올에 대한 부분에서 설렜던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다양한 연구 집단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서 신중하게 연구한 끝에 몇 가지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절제된 음주는 건강에 이로운 것으로 보인다. 심혈관계 질환, 뇌졸중, 스트레스, 2형 당뇨, 담석증, 알츠하이머병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여기까지 읽고 이 부분을 사진을 찍었다. (술 마시는데 뭐라고 하면 보여주려고)

그리고 바로 뒷장을 읽으면서 실망했다.

'2018년, 15세 이상 전 연령대 남녀를 대상으로 195개소에서 진행된 알코올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592개 연구를 분석한 종합 보고서가 발표됐다. 모든 긍정적, 부정적 영향을 계산한 결과, 알코올 섭취의 이점을 극대화하기 위한 최적의 주당 섭취량은... '0잔'이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유감이다'

정말 유감이네..

그런데 술에 대한 부분에 대한 이야기에서 이 책에 나온 건 아니지만 예전 기사에서 술을 아얘 안 먹은 사람보다 술을 적당히 마신 사람들이 더 오래 산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다.

술 마시는 사람들의 적당한 핑곗거리로 좋은 소재로 보이긴 하지만, 한편으론 정말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의학적인 결과로는 분명 술을 마시는 것이 건강엔 안 좋은 것이 맞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과 만나서 자연스럽게 술 한잔하면서 이야기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게 되는 긍정적인 부분도 크지 않을까? (담배 피우면 스트레스 풀린다는 것과 같은 이치일까?)

 



죽음의역사라는 이 책을 봤을 때, 전염병에 관련됐던 역사적 사실에 대한 모르던 지식을 알게 돼서 좋았고, 가장 큰 부분은 거기에서 배울 수 있던 위생에 관련된 부분들이 인상 깊었다. 깨끗한 물, 청결한 옷, 비타민, 비만 담배 술 같은 것에 대한 단점을 다시금 일깨워 준다.

실제 사건에 대한 근거로 각종 수치와 도표, 그래프 같은 게 중간중간에 삽입되어서 전문 서적처럼 읽는데 가독성을 떨어뜨리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자기 말에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넣었다는 생각이 들 만큼 저자가 최대한 읽기 쉽게 쓰려고 노력한 티가 난다.


한 번쯤 읽어보는걸 추천한다.


책을 안 읽은 사람에게도 던져볼 만한 독서토론 질문

1. 식물인간이 된 가족이 있다면 그 가족의 생명유지장치를 계속 유지할 것인가? 만약 내가 그런 상황에 처한다면 어떻게 해주기를 바라는가?

2.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만큼이나 중요한 비타민 이와 같은 영양소를 얻기 위해 따로 챙겨 먹고 있는 것이 있나요? 어떤 계기로 그걸 먹게 되었나요? 먹은 후로 체감되게 좋아진 부분이 있나요?

3. 의학 기술이 발전해서 원하는 나이까지 질병 없이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살길 원하나요? 인류의 수명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면 죽음의 가장 큰 위협은 무엇일 것 같나요?

4. 만약 온갖 전염병에 대한 백신들이 개발되지 않았다면 현대 인류 문명은 어떤 모습일까?

5. 살아오면서 걸렸던(혹은 앓고 있는) 질병 중에 가장 기억나는 것은 무엇인가요? 왜 걸렸었고 어떻게 치료했나요?